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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CA 돌연변이가 나타난 유방암 환자의 표적치료카테고리 없음 2024. 10. 25. 14:25
BRACA 돌연변이가 발생했다면, 이는 BRACA 유전자 내의 변이로 인해 BRACA 단백질이 제조되지 못했던 상태였어요.
이 단백질은 주로 DNA의 이중 가닥이 파괴됐을 때, 그 피해를 복구하며 암세포로의 발전을 억제했었는데요. 그러나 BRACA 유전자에서 돌연변이가 발생했을 때, 정상적인 DNA 복구 과정이 수행되지 않아 손상된 DNA가 과도하게 증식하게 되었고, 이는 암 발병의 위험을 증가시켰어요.
BRACA1과 BRACA2 유전자는 양쪽 부모로부터 받은 유전자를 결합하여 한 쌍을 형성하고 있었어요.
이들 중 한 쪽에만 결함이 발생해도 다른 한 쪽이 정상이라면 DNA 복구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인생을 거치며 무결했던 유전자마저 오류를 겪게 되면, BRACA 단백질의 생성이 중단될 확률이 높아졌어요.
BRACA 단백질은 BRACA1 및 BRACA2 단백질을 아우르는 용어로 사용되며, 이 두 유형의 단백질 중 하나라도 제대로 형성되지 못했다면 DNA의 수리가 불가능했어요. 이러한 단백질들은 세포 내에서 DNA 손상을 복구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어느 하나라도 생산되지 않으면 유전적 손상이 복구되지 않아 결국 암(癌)으로 발전할 위험이 커졌어요. 이 상태를 통상 'BRACA 돌연변이'라고 명명했어요.
BRACA 유전자 돌연변이는 가족 중 비교적 젊은 연령에서 주로 유방암과 난소암(卵巢癌)을 반복적으로 유발하는 경향이 관찰되었어요.
특정한 경우에서는 이 돌연변이가 부모로부터 유전되지 않고, 인생을 거치며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난소암과 유방암 뿐만 아니라 췌장암, 위암, 후두암, 전립선암의 발생률을 높였어요.
한 개의 BRACA1 유전자에 오류가 있는 경우, 그 사람은 생애 동안 나머지 한 개 유전자 역시 오류를 발생시켜 유방암 또는 난소암으로 진행될 확률이 40%에서 60%까지 증가했었어요. 반면 BRACA2 유전자의 오류는 유방암 발병 확률을 50%, 난소암을 15%로 높였습니다.
이러한 위험성 때문에, BRACA 돌연변이를 가진 여성들은 종종 나머지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키기 전에 예방적으로 유방이나 난소를 제거하는 수술(Prophylactic surgery)을 선택하기도 했어요. 이러한 조치는 가족력을 바탕으로 한 조기 진단 및 예방적 접근법을 필수적으로 만들었어요.
삼중 음성 유방암(三重陰性乳房癌)은 BRACA1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생했을 때 주로 나타나는 형태로, 이 유형의 암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호르몬 수용체는 물론 HER2 수용체도 갖추지 않은 상태였어요.
보통 이러한 수용체가 존재할 경우,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기 위해 호르몬 요법이나 성장인자 억제제(anti-growth factor inhibitors)를 통한 항암 치료가 가능했지만, 삼중 음성 유방암에서는 이러한 치료법이 적용되지 않아 다른 방식을 모색해야 했어요. 그 대안으로 사용된 것이 PARP 억제제(PARP inhibitors)였어요.
PARP는 DNA 이중가닥 중 한 가닥이 손상될 때 그 손상을 복구하는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었어요. 산소 자유라디칼과 같은 고에너지 물질이 DNA에 손상을 입히고 그 틈을 만들 때, PARP는 손상된 한 가닥의 정보를 활용하여 수리 작업을 진행했어요. 이러한 단백질의 활동은 BRACA 단백질과 상호보완적이었는데, BRACA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을 경우에는 이중가닥의 수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DNA 손상 부위가 올바르게 복구되지 않고 잘못된 방식으로 이어붙여지곤 했어요. 이렇게 잘못 이어붙여진 DNA는 오류가 많고, 이러한 오류들이 축적되면서 세포가 불안정해져 암세포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아졌어요.
PARP 억제제는 DNA의 손상된 외가닥을 수리하는 PARP 단백질의 활동을 차단함으로써, DNA의 손상이 복구되지 않게 하고, 결국 암세포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사멸하도록 하는 치료법이었어요. 이 약물은 PARP 단백질이 필요로 하는 물질과 경쟁하여 결합하거나, PARP 단백질이 손상된 DNA로 이동하는 것을 막아 활성도를 저하시켰어요. BRACA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한 암세포는 BRACA 단백질의 부재로 이미 이중가닥 수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PARP 억제로 인한 추가적인 DNA 손상은 세포의 손상을 극대화시켜 암세포가 생존할 수 없는 상태로 몰아넣었어요.
그렇다면 PARP억제제를 투여했을 때 암환자의 암세포만 죽고 건강한 세포는 어떻게 살아남는 걸까요?
건강한 세포에는 BRACA 유전자가 한 개만 돌연변이고 나머지 한 개는 정상이기 때문에 DNA 이중가닥의 수리가 원활하게 이루어집니다. 즉, PARP 억제제를 투여해서 DNA 외가닥 수리가 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나머지 한가닥도 손상을 입게 되는데, 이때 BRACA 단백질이 DNA 이중가닥 수리를 맡으면서 세포가 정상화되어 계속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PARP 억제제는 어떤 암들에 효과적일까
PARP 억제제는 다음과 같은 경우에 주로 쓰입니다.
● BRACA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유전받은 사람에게 발생한 유방암, 난소암, 전립선암, 흑색종, 췌장암의 치료
● BRACA 유전자는 정상이지만, 특정 단백질들에 문제가 있어서 DNA 이중가닥 손상을 복구할 수 없는 환자 : 전립선암의 20%는 이러한 경우이며 난소암 환자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있습니다.
● 항암제 투여나 방사선 조사 등 암치료 과정 중에 암세포의 DNA가 손상되었을 때 PARP 억제제를 투여하면 복구되는 것을 막아서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폐암,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위암, 두경부암 등 여러 가지 암을 대상으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PARP 억제 항암제에는 Niraparib(제줄라), Olaparib(린파자), Rucaparib(루브라카), Talazoparib, Veliparib 등이 있습니다.
PARP 억제제의 한계
위에 열거한 암들에서도 효과가 없는 경우가 있고, 또 중간에 내성이 생기는 문제는 다른 항암제와 비슷합니다. BRACA 유전자 돌연변이 이외에 새로운 돌연변이가 생긴다면 PARP 억제제를 투여하여도 암세포가 사멸하지 않게 됩니다. 또한 일부 암세포에서는 세포막의 표면에 펌프가 있어서, 투여된 PARP 억제제의 상당량을 세포 안쪽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배출하여 효과를 떨어뜨립니다.